인권은 종교의 일종이므로, 주의해서 다루어야합니다.

살인마 따위에게 인권은 사치다? -by 이규영

저는 인권을 종교의 일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주장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다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최소한 '인간에게 인권이 있다 / 없다'라는 두 명제에 해당되는 사실이 없다는 것 정도는
간단하게 입증할 수 있습니다.

입증방식은 매우 간단합니다. 우리 중에 '인간에게 존재하는 인권'을 본 사람이 있습니까?
인권을 만져본 사람도 없고, 인권이 내는 소리를 들어본 사람도 없습니다.
심지어 서양 윤리학사상 인권의 '존재'를 다룬 학설은 단 하나밖에 없는데,
그게 루소가 이야기한 '천부인권사상'입니다.
그 사상의 내용은 '하늘에 있는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인간으로서 마땅한 권리를 주셨다.'
정도로 요약이 가능합니다.
제가 아는 한, 이 생각 이외에 인권의 '존재'를 다룬 이론은 서구 윤리학에서 없습니다.
인권의 '필요성'에 의거해서 '존재의 요청'을 다루는 경우는 혹 있을지 모르고
동양적 전통 하에서 인권과 유사한 개념을 다루는 경우가 있을지는 모르겠군요.

이러한 전제를 사용한다면,
트랙백한 글은 상당히 복잡한 문제를 상당히 단순한 문제로 치환하고 있습니다.
인권을 본 사람도 없고 만져본 사람도 없기 때문에,
어떤 행동이 인권에 따른 행동이고 어떤 행동이 인권에 따르지 않은 행동인지
우리는 알아내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문제의 초점은, '강호순의 얼굴공개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인권을 무시하는 것이다.'
가 아니라, '강호순의 얼굴공개를 요구하는 것이 피해자의 권리와 가해자의 권리가
균형을 이룬 합당한 행동인가?'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동일한 전제를 - 인권개념은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다. - 사용했을 때
트랙백한 글은 상당히 비열한 논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저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에게 아무런 권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인권'개념 만을 사용해서 판단할 때, 제 기준에서 사람을 죽이는 일은
개돼지를 죽이는 일과 윤리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여기까지만 보았을 때, 윗글의 논법에 따른다면 저는 개돼지만도 못한 놈이 되겠지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인권개념을 가지고 사람들 두 갈래로 갈라
'인권을 인정하는 착한 사람'과 '인권을 인정하지 않는 무식한놈'으로 가르는
윗글의 논조는 듣기에 매우 거북합니다.
아무런 근거를 갖지도 않는 개념을 바탕으로
인간을 두 부류로 가른다는데서 특히 더 그렇습니다.


윗글의 첫문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무식한 넘들은 '인권'을 '인간다운 인간'에게만 주어지는 고귀하고 성스러운 특권쯤으로 오해하는 것 같다.

이 문장 하나에서 인권개념에 대한 저자의 무지와
인간에 대한 그의 증오가 묻어나고 있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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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긁적 | 2009/02/03 19:41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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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Quency at 2009/02/03 20:45
갑자기 든 생각인데 트랙백하신 글이 30% 정도는 낚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진실은 이규영님만이 알고 있겠지만.
Commented by 긁적 at 2009/02/04 22:01
음? 여기 리플달았는데 왜 안달려있지 (...)
여튼. 저는 이규영님 성향상 낚시라기보다는 진심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진실은 이규영님만이 알고있겠죠 ^^
Commented by ... at 2009/02/04 10:24
홉스와 로크가 먼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인권을 무시하고 근대 법학체계를 어떻게 세울것이냐능...
인권을 인정하지 않는 무식한놈은 맞는 말이라능.... 루소의 천부인권이 어떻게 도출된건지는 아냐능... 인권 개념에 대해서 반발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렇게 한줄로 반박될만큼 그런 엉성한 개념이 아니라능.... 멋대로 이분법쓰지 말라능....
Commented by 긁적 at 2009/02/04 14:02
로그인은 하고 말하는게 예의지요?
이해를 못하시니, 권위에 의존해보죠.

'인권개념의 근거가 없다.'라는 주장은 윤리학 교수님과 수업시간에 논의한 내용입니다.
제 말이 옳다고 하시더군요.

존재론적으로 보아 인권은 엉성한 개념이 맞습니다. 당위적 입장으로 보면 좀 다르지만요.
공부하세요.
Commented by 포토 at 2009/02/04 20:42
교수도 교수나름.

지잡대 교수라면 별 가치가 없죠^^
Commented by 긁적 at 2009/02/04 22:00
-_-.... 끝까지 무식을 자랑하시는군요.
윤리학 / 정치철학 공부하는거 나쁘지 않지만, 존재론 / 인식론을 좀 공부해보세요.
제가 언제 인권개념의 '필요성'에 대해 '보편적으로' 비난했나요?
Commented by ... at 2009/02/05 02:28
1. 난 포토가 아님.

2. 결국 말로 안되니까 권위에 의존한 논증으로 가겠다는건가.ㅋㅋ

3. 존재가 "감각"으로 인정되는건가? 애초 철학의 문제의식은 감각/유한을 뛰어넘는 보편법칙의 추구로부터 나온터. 감각/가지계는 과학에게 넘기고 남은 찌끄레기를 탐구하는게 철학의 태도 아닌가.

3-1. 유물론자의 입장이라면 공상주의적 유물론자의 한 찌끄레기이신지.

4. 리바이어던의 개념이나, 로크의 재산권에 관한 논증은 그럼 인권의 존재에 관한 논증이 아니고 무엇일지?
Commented by ... at 2009/02/05 02:31
Ontology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네. 자네가 읽지 않았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철지난 기계적 유물론자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유아론자의 뇌내망상이라는걸 깨닫길.
Commented by 긁적 at 2009/02/05 23:04
님이 공부하시면 될 문제입니다.

제가 언제 인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나요?
인권개념이 사실과 비사실의 형식으로 표현되지 않는다고 했지요.

윗글에서 이 의미를 읽어내지 못하셨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님이 공부하시면 될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긁적 at 2009/02/05 23:06
추가 : 자신 있으면 트랙백 걸고 제대로 논박하세요.
Commented by 긁적 at 2009/02/05 23:28
헐.; 표현에 실수가 있어서 정정하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실수한 표현이 정확하군요.

<인권개념이 사실과 비사실의 형식으로 표현되지 않는다고 했지요.>
기존의 생각대로라면 이 문장을
<인권의 존재여부는 사실과 비사실 둘 중에 하나로 확정되지 않는다.>
로 고쳐야됩니다.

그런데 가장 최근의 생각들을 적용하면,
인권개념은 애당초 사실과 비사실의 형식으로 표현되지가 않는게 맞네요.
가장 유사한 케이스로, '사랑하는 행동'만이 존재하는 사물(... 생명이겠죠?)들로 표현이 되고
'사랑'이 그러한 형태로 표현되지 않는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거랑 상반되는 케이스를 적용하자면, '제우스'나 '야훼'같은 것을 들 수 있겠군요.
이들은 사실이나 비사실의 형식으로 표현은 가능하지만,
이들의 존재여부를 사실이나 비사실로 우리가 확정할 수는 없겠군요.

(물론 막장아이디어를 적용한다면 모든게 사실과 비사실로만 표현되지만,
이 경우는 '사실'이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를 바꿔야되니 넘어가고.;)

뭐 여튼. 제 실수가 있기는 했지만 님께서 물고 늘어지신 덕에 하나 더 알게 되었군요.
이 측면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Moonseer at 2009/02/05 21:56

어려운 말들이 오고가서 덧글다는 건 포기합니다(...).

그냥 말하고 싶은 건, 차별은 인권의 기반인 평등 사상의 적이라는 것 뿐입니다.
Commented by 긁적 at 2009/02/05 23:05
그렇지요. 인권을 빙자해서 사람을 증오하는것. 그것처럼 인권사상에 반하는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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